wi island/주몽나비

3월 건강검진 (이어지는 글)

2021. 4. 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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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받고 3일 정도 잘 지내던 와중에,

 

주몽이 뒷다리가 붓는 걸 발견했다.

 

-

 

(잠깐 옛이야기)

 

주몽이는 6살 즈음 장염을 심하게 한번 앓았는데

 

당시에 갈색 눈물 자국도 너무 심했고

 

눈물 자국 외에도

 

주몽이가 혀로 자주 핥는 모든 부위가

 

갈색 털로 변하는 상태였다. 

 

 

당시 들렀던 동물병원에서 장염의 원인도,

 

눈물자국의 원인도

 

먹는 데서 찾아봐야 할 것 같다길래,

 

1년 정도 간식을 싹 끊고

(스트레스 해소용 치석제거 껌만 급여)

 

사료도 안전하다는 등급의 사료 중에

잘 먹는 사료를 찾아서 여러 번 바꿔보고.

 

가족들이 슬쩍슬쩍 챙겨주던

간이 쎈 사람 먹는 음식을 주는 습관도 끊었다.

 

그렇게 1년을 지내니까

 

눈가, 발끝 피부를 짓물게하던

 

갈색 눈물자국이 점점 연해지더니 아예 사라졌다.

 

1년 지나고 나서는

 

강아지용 간식을 조금씩 다시 주기 시작했고

 

사람 음식 중 먹여도 탈이 없는 음식은 조금씩 다시 먹였다.

 

(사과, 당근, 고구마, 계란노른자, 간 없이 삶은 고기 등)

 

 

이후로 눈물  자국이 다시 생기지 않았고

 

그 외에도 크게 탈 없이 잘 지냈지만.

 

이렇게 먹고 살아서 그런지

 

지금까지 평생을 4키로 정도의 몸무게로

 

크기에 비해서는 많이 마른 편인 주몽이.

 

-

 

근데 한달 전 쯤부터 살이찌는 것 같았다.

 

아랫배 위쪽 등라인이 원래 늘 홀쭉한 라인이었는데

 

보기좋게 살이 오른 것 처럼 통통해 보였고,

 

아랫배도 거의 먹은게 없는데

 

뭘 많이 먹은 배처럼 약간 빵빵한 상태였다.

 

최근 검사 때 몸무게도 4.6kg으로 늘어있었다.

 

 

새벽에 자고 있을 때 호흡수도 체크하고

 

종종 주물러주면서 만져보는데

 

이날은 뒷다리가

물컹하게 부어있는 게 느껴졌다.

 

 

만졌을 때

 

앞다리와 비교하면 확연하게 다른 느낌으로

 

통통한 강아지 다리처럼 두툼해져 있었다.

 

 

놀라서 검색해보니

 

우심부전이 심하면 복수가 차는데,

 

복수가 차면 다리에 순환이 안 되면서 붓는다길래

 

새벽에 응급실을 가봐야 하나 고민하다가

 

다음날 담당 수의사가 있는 시간에 병원에 다녀왔다.

 

다음날 되니까 

 

다리만 부어있던 정도에서 발끝 피부도 부어있었다.

 

 

수의사도 만져보더니 확실히 부어 보이는데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복부 초음파로 

 

복수가 차 있는 상태인지 확인해야 하고

 

복수가 차는 상황이면 폐에도 물이 찰 수 있다며

 

흉부 x레이로 폐 상태도 확인해보고

 

이번엔 전체적인 혈액검사를 하자고 했다.

 

 

그래서 삼 일 만에 다시 검사를 받게 된 주몽이..

 

약 증량으로 몸 컨디션이 조금 좋아져서

 

원래의 병원 거부반응이 시작된 주몽이는

 

상담 중에도 짖고 검사받으러 가서도 짖고

 

검사 중에 아마도 싫다고 몸부림치고 그랬던 것 같다.

 

(설사도 한바탕 쌌다고 한다..)

 

검사 후 팔에 주사바늘이 꽂혀서 나왔고

 

진정제를 맞고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마취 정도는 아니고 약간 헤롱헤롱하게 만드는

 

진정제라는데..

 

그날 검사 끝나고 집에 와서 5시간 정도를

 

몸에 힘없이 축 처져서 고개도 잘 못 가누고

 

너무 힘들어했다..

 

 

자는 것 같다가 갑자기 막 짖기도 하고 

 

걷고 싶은데 다리 힘이 없어서 걷지도 못하고 

 

진정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문제는 이걸 삼일 뒤 또 해야 한다는 거다..

 

-

검사결과 

 

흉부x레이에서 

 

폐에는 물이 차지 않은 게 확인되었고.

 

복부 쪽은 전체적으로 뿌옇게 장기가 잘 안 보이는데

 

이게 물이 차서 그런 거라고 했다.

 

 

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는

 

우심부전 말기에서 보이는 증상이

 

모두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담낭 벽이 부어있고

 

장간막도 부어있고 

 

간정맥도 커져있고..

 

전체적으로 정맥 순환이 안돼서

 

전신에 울혈이 차있는 상태로,

 

핏줄마다 정수압이 높아져서 

 

혈장 성분의 물이 혈관 밖으로 새어 나가면서

 

몸 전체적으로 물이 차는 상태라고 한다.

 

복수로 인해 다리가 부었다기보다는

 

우심부전이 심해 울혈로

 

몸에 물이 차는 상황이니 

 

뒷다리 외에 앞다리나

 

몸 피부도 두툼하게 부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복수도 차 있는데

 

기장 주변에 가장 심하게 차 있고

 

직접 빼낼 정도의 양은 아니라서 

 

(직접 빼내면 중요한 영양분도 빠져나온다며)

 

이뇨제 복용으로 복수를 빼기로 했다.

 

 

검사중에 싼 똥이 완전 설사였다며

 

설사 증상도 대장에 울혈이 차면 나타나는 

 

우심부전 말기 증상 중 하나라고 했다.

 

 

혈액검사 수치는

 

삼일 전 약 증량의 효과인지

 

간, 심장 수치 모두 정상범위로 낮아진 양상으로

 

수치는 나쁘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먹고 있는 약에서 이뇨제만 추가하기로 했다.

 

 

수의사는 일단은 복수가 차 있는걸 빼야 하니

 

단기간 이뇨제를 쎄게 써서 물을 빼내고

 

삼일 뒤쯤 다시 한번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복수가 빠지는지 확인하고 

 

그 후에 이뇨제 양을 조절하자고 했다.

 

 

심장약을 현재 12시간 간격으로

 

아침, 저녁에 먹이고 있는데

 

여기에 점심 심장약을 추가하자고 했다.

 

수의사 표현으로는 상황이 많이 안 좋아서

 

이판사판이란다.

 

더 써볼 약물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고

 

이뇨제를 쓰면 신수치가 올라간다며

 

잦은 검사로 수치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이게 정석이고 가장 추천하지만

 

여태처럼 남은 시간을 조금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병원에 최대한 오지 않는 방법으로 

 

필요한 약만 처방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정확한 상태를 의사가 확인할 수 없으니

 

약의 용량이 몸 상태에 필요한 만큼 적절한지 알 수 없다며

 

선택은 나의 몫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서 많은 약물로도 증상이나 수치를

 

조절할 수 없는 때에는

 

병원에서도 더는 검사를 권유하지 않을 거라며

 

약간 얼떨떨하게 듣고 있는 나한테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강조하는 것 같았다.

 

-

 

팔에 주사기 꽂은 김에 이뇨제도 넣었다더니

 

진짜 집에 가는 길 가방 안에서도 오줌을 싸고

 

집에서도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다가 기운이 없는지

 

그 자리에서 졸졸졸 오줌을 싸고..

 

이뇨제 작용으로 몸에 차 있던 물이 나오는 것 같았다.

 

사진은 오른쪽 뒷다리가 아직 부어있는 상태

 

그리고 다음 날 되니까 진짜 신기하게도

 

한쪽 다리 붓기가 많이 빠져서

 

원래대로 앙상한 다리로 돌아왔고, 

 

(반갑..♡)

 

지금 이틀 정도 지났는데

 

나머지 한쪽 다리도 붓기가 마저 빠졌고

 

옆구리나 고추라인도 살집이라고 생각했던게

 

붓기였는지 원래처럼 홀쭉해졌다.

 

몸이 가벼워져서 그런지 활발해져서

 

오늘 아침에는 뛰어다니기도 하고

 

식욕도 어느 정도 돌아왔다.

 

물론 약발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이렇게 겉모습이 너무너무 멀쩡한데

 

속이 다 망가져있다는게.. 참..

 

실감이 안 나고 먹먹하고 그렇다.

 

 

내일 검사하러 가면 또 진정제 맞아야 하는데..

 

또 비실비실 힘들게 만들려니까 

 

솔직히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가기 싫다..

 

-

 

(다녀옴.. 글 추가)

 

이뇨제 복용 직전 4.8kg 몸무게에서

 

4.3kg의 원래 몸무게를 되찾은 주몽이.

 

이전 정상범위였던 신장수치(27)가

 

48.4로 높아졌다.

 

이뇨제 복용으로 몸의 물을 빼내면서 

 

탈수증상으로 신장 수치가 오르는 것으로

 

이뇨제 추가 이후로는

 

신장 수치를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

 

이날은 복수가 빠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복부 초음파 검사를 했고

 

신장수치 확인을 위한 혈액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피하 부종도 좋아졌고

(눈으로 보기에도 붓기가 모두 빠졌다)

 

복수는 곳곳에 차 있었던 부분만 확인했는데,

 

방광 쪽에만 조금 남아있고 대부분 거의 빠졌다고 한다.

 

 

하루 두 번 심장약과 함께 이뇨제를 복용(2,2)하면서

 

4정도의 쎈 이뇨제 양으로 물을 뺐으니

 

이제 적절한 이뇨제 양을 찾아야 한다며.

 

 

(1.5,1.5) 3정도로 일단 줄여서

 

신장 수치가 내려가면서 몸이 붓지 않는다면

 

(=피하부종, 폐, 신장 수치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면)

 

이뇨제 양이 잘 맞는 거고 

 

수치가 계속 높다면 양 조절을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일주일 뒤에 또 한 번 검사받으러 오라고 하길래..

 

조금 더 텀을 두고 검사할 순 없냐고 물었더니

 

(신장 수치가 더 많이 오르면 토하고 설사하는 증상

 

심하면 급성신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고,

 

이뇨제 양이 모자라면 응급상황이 올 수도 있어서)

 

잘게잘게 검사하는 게 가장 안전하지만

 

내가 원하면 2주 정도 뒤에 검사해보기로 했다.

 

 

일단 2주 뒤 검사로 텀을 늘리는 대신

 

집에서 호흡수를 잘 살펴야 하고

 

몸이 다시 붓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신장수치가 떨어지는 양상이면 괜찮은데

 

신장수치가 높아지면 걱정이 된다며

 

과일 채소 위주의 안전한 음식을 먹이고

 

육포 같은 고기 간식이나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음식은 되도록 주지 말라는

 

당부를 듣고 왔다. 

 

물을 요즘 많이 먹는다고 했더니

 

알아서 먹는 물은 먹는데로 두면 된다고 한다.

 

-

 

지난번 검사 땐,

 

진정제 기운이 풀리느라 5시간 정도를

 

해롱해롱 정신을 못 차리길래 

 

3일 만에 또 힘들게 하려니까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번엔 진정제 놓지 않고 검사해서 

 

(가능하면 놓지 말고 진행해달라고 진료 때 말했다)

 

병원에서만 조금 고생했지 집에 와서는 밝고 상태가 좋아서

 

(병원에서 나와서 무려 산책도 했다)

 

지난번 검사보다 나도 훨씬 덜 힘들었다.

 

너무 걱정을 많이 하고 다녀와서 그런지 좀 후련하다.

 

그냥 일주일 뒤에 가서 검사하는 게 맞는 건데.. 싶다가도

 

나도 점점 부담스럽고.. 

(이번달 카드값..하)

 

열심히 지켜보고 이상하면 바로 병원에 달려가면 되니까..

 

길게보고 나도 지치지 않기 위해서 내린 결론이니

 

주몽이 상태가 좋게 유지되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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